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수출과 판매가 동시에 급감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와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1~5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7,156대에 그쳤다. 이는 2021년 전동화 전략 본격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87%, 기아는 89.1%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수출이 급감한 배경에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전기차 판매 자체의 부진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24년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는 33만1,8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한 2021년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기아는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무려 72.5% 급감, 제네시스는 57.6%, 현대차도 7.7% 줄었다. 아이오닉5, EV6 등 주요 모델의 생산이 아직 램프업(가동률 향상) 단계에 머물러 현지 공급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9월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최대 7,500달러) 종료 예정까지 겹치며 하반기에도 판매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경협은 세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연간 판매량이 최대 4만5천 대 감소, 매출 약 2.7조 원 증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전기차는 대당 영업이익률이 낮은 데다 배터리 원가 부담이 커, 전기차 판매 감소는 현대차그룹의 2분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현대차·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7%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